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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유동성 함정의 딜레마

by hoho_log 2024.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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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뉴스나 신문을 보면 유동성 함정에 빠진 경제라는 문구를 보게 됩니다. 유동성 함정은 경제학에서 중요한 개념입니다. 우리 몸속의 혈액이 순환하지 않으면 우리는 더 이상 살아갈 수가 없을 것입니다. 경제학에서의 이런 유동성 함정이란 우리 몸의 혈액이 순환하지 못하는 것처럼 경제에서의 돈이 순환하지 못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통화승수의 기본적인 원리가 작동하지 않고 무너져버린 딜레마에 빠지는 것입니다.

 

1.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의 뜻

유동성함정은 경제학의 대가 존 메이나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가 붙인 이름입니다. 금리를 아무리 낮추더라도 경제 주체들이 돈을 움켜쥐고 시장에 내놓지 않아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는 마치 돈이 함정에 빠진 것 가타고 하여 유동성 함정이라고 합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과 가계는 좀 더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와 소비를 늘려야 합니다. 투자와 소비가 늘어나면 고용이 증가하고 다시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면서 경기가 선순환을 그리며 살아나게 됩니다. 그런데,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나더라도 경제 주체들이 미래 경기 전망을 불투명하게 바라보며 경제 상황에 비관적일 경우 소비와 투자가 유동성에 비해 살아나지 않게 됩니다. 경제 주체들은 당장 소비와 투자를 하기보다 확보한 유동성을 손안에 쥐고 있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돈은 마치 우리 몸에 혈액과 같은데, 이러한 돈이 경제에 돌지 못함으로써 함정에 빠져버린 것입니다. 중앙은행은 살아나지 않는 경기 때문에 더욱더 유동성을 공급하려 하지만 계속해서 경제주체들이 유동성을 쥐고 있게 되면 어느 순간 중앙은행은 모든 정책수단을 상실하고 경제는 완벽하게 유동성 함정에 걸려 빠져나오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2. 유동성 함정의 영향

유동성 함정에 빠지게 되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무력화됩니다. 중앙은행이 아무리 금리를 낮추더라도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지 않으므로 경기가 살아나지 않습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0에 가깝게 혹시 음의 기준금리까지 유동성을 공급하려 하더라도 심한 유동성 함정에서는 경기가 살아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즉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의 효과가 사라져 버리는 것입니다. 또한 안전자산 선호 성향이 매우 높아집니다. 경제주체들은 미래 경기상황에 대해 비관적이기 때문에 유동성이 생기더라도 안전한 곳에 묶어 놓으려고 합니다. 현금이나 금 등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주식, 부동산 등의 선호도가 낮아지게 됩니다. 이러한 유동성 함정에 빠질 경우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무력화되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정책의 중요성이 커집니다. 정부가 대규모 투자를 하거나 세금을 줄이는 등의 정부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 상승을 자극해야 합니다.

 

3. 유동성함정의 사례

유동성 함정의 실례로는 첫 번째,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이 있습니다. 미국은 세계 1차 대전으로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생산과 투자 소비가 촉진되었습니다. 하지만 1차 세계 대전이 끝나면서 경기가 하락하고 자산시장이 붕괴되었습니다. 그 결과 소비, 투자가 급감하고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대공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미국은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금리를 낮춰 통화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대공항의 위기에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급증한 경제 주체들은 공급된 유동성을 움켜쥐고 소비, 투자를 하지 않아 결국 경기는 계속해서 악순환을 반복하게 됩니다. 두 번째,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있습니다. 일본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엄청난 버블경제 속에 경제호황을 경험했습니다. 자산시장이 폭등하였고, 시장 참여자들의 경기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았습니다. 이후 1990년대 초반부터 일본의 버블경제가 붕괴되면서 일본의 중앙은행은 이러한 경기침체를 탈출하기 위해 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췄습니다. 완화적 통화정책을 통해 막대한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였으나 일본에서는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팽배하고 디플레이션이 심화되면 모든 경제 주체들이 유동성을 움켜쥐게 되었습니다. 이는 다시 경제에 악순환을 일으키며 일본은 그 후 10년 동안 유동성 함정에 빠져 경제성장률이 제자리를 맴돌았습니다. 이러한 사례들로 보았을 때 유동성 함정에 빠지게 되면 이를 극복하기 얼마나 어려운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유동성함정의 극복 방안

유동성 함정을 극복하기 위해는 재정정책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통화정책만으로는 유동성함정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므로 정부의 공공투자나 감세정책을 통해 경기를 자극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구조적인 개혁도 필요합니다. 산업의 구조적인 개혁으로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을 통해 경기순환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인 양적완화를 통해 금리인하 외 국채 등을 직접적으로 대규모 매입하여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금리 인하보다는 좀 더 직접적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투입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경제 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유동성 또는 경기를 자극하는 것과 동시에 중앙은행이 일관적인 인플레이션 목표를 제시하고 경제주체들의 물가 상승 기대치를 증가시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습니다. 이는 경제 주체의 기대를 증가시켜 소비와 투자를 늘리도록 할 수 있습니다. 유동성 함정은 매우 극복이 어려운 경제의 덫이지만, 적극적인 정책과 대응을 통해 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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