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을 마지막으로 40여 년 만에 발동한 비상계엄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상황입니다. 2024년 12월 3일 저녁 10시 30분경에 대한민국의 대통령 윤석열에 의해 비상계엄령이 선포되었고, 곧이어 새벽 2시 국회에서는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되었습니다. 그리고 새벽 4시 30분경 국무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통해 비상계엄은 마무리되었습니다. 6시간의 비상계엄으로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짧은 비상계엄이 되었지만, 그 이후에 금융/경제에 미칠 영향도 계엄령처럼 짧게 마무리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1. 비상계엄이란?
비상계엄은 대한민국 헌법 제77조는 대통령의 계엄선포와 관련된 내용으로 헌법 77조 1항에서는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2항에서는 '계엄은 비상계엄과 경비계엄으로 한다'라고 되어있으며 제3항에서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서 영장제도,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정부나 법원의 권한에 관하여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1항에서 이야기하듯 전시 또는 사변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선포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그 영향령이나 파장은 가장 강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비상계엄으로 인한 금융시장 영향
비상계엄령으로 가장 강력한 영향을 받은 금융시장은 24시간 거래소를 통해 거래가 가능한 가상자산 시장입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은 국내거래소에서만 유통되는 것이 아닌 전 세계 거래소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자유롭게 거래소간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글로벌한 금융시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국내에서 가격 상승 또는 하락이 발생하더라도 해외 거래소와의 차익거래의 기회가 생기는 것이므로 그러한 차익거래 수요가 각 국가의 프리미엄을 빠르게 해소시키게 됩니다. 그런데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저녁 10시 30분 국내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의 가격이 30여 분 만에 30% 이상 하락하는 엄청난 충격이 발생했습니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10시 30분만 해도 1억 3,156만원이었으나 30여 분 만에 8,800만 원대까지 하락하였습니다. 이때 다른 글로벌 시장에서는 가격 변화가 거의 발생하지 않으면서 순식간에 가격차이가 30% 이상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충격은 글로벌시장에서 엄청난 차익거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약 2시간 만에 국내거래소의 비트코인가격도 다시 원래 가격으로 돌아왔습니다. 비상계엄은 환율시장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1,400원대에 머무르던 원달러 환율이 이날 새벽 1,446원까지 급등하며 외환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다행히 국회의 비상계엄 요구안이 결의되자 환율은 다시 1,410원대로 안정화되었습니다. 4일 국고채 금리는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서 소폭 상승했습니다. 큰 상승은 아니지만 2,3,5,10년물 모두 일제히 상승하며 마감되었습니다. 4일 오전 개장한 코스피, 코스닥 시장은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며 각각 -1.44%, -1.98% 하락 마감하며 비상계엄의 효과를 반영했습니다.
3. 비상계엄 그 이후에는?
40년 만에 선포된 비상계엄은 시간 만에 해제 요구안이 가결되며 빠르게 마무리되는 듯 보입니다. 물론 비상계엄 이후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겠으나 비상계엄에 대한 불확실성은 빠르게 종결되었습니다. 다만, 금번 비상계엄으로 인한 국내외적인 경제적 파장은 쉽사리 판단할 수 없습니다. 일단 정부는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원칙을 발표했습니다. 한국은행은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을 통해 시장에 단기 유동성 공급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금융시장의 단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시중에 무제한적인 유동성이 공급되면 단기적으로 금리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다시 점화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현재 트럼프 2.0 시대에 대외무역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고 높은 환율로 인한 국내 수출기업의 타격도 있는 상황 하에서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여 금융시장 또는 경제에 타격이 올 수도 있습니다. 국내 시장의 글로벌 신뢰도가 하락하여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출되면 원화 가치의 하락 압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상계엄령으로 인한 국내 정세의 불안전성이 국내 투자심리 또는 소비심리를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투자심리/소비심리의 회복을 위한 유동성 공급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거나 높아진 환율이 또다시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등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며 매우 섬세하게 접근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거나 시장의 불안전성을 인식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디스카운트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루빨리 이러한 정치적인 문제가 해소되고 안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비상계엄 직후의 경제 충격이 제한적이었고, 그 영향이 단기적일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으나 그 영향이 잠재되어 있다 폭발하지 않도록 빠르게 사태를 수습하고 안정화해야 금융/경제의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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